유학 관련 글을 검색해보면 추천서가 중요하다는 사람도 있고 추천서가 중요하지 않다는 사람도 있다. 천편일률적인 "이학생은 성실하고 똑똑하다"식의 지겨운 추천서라면 내가 입학사정관이라고 해도 읽기가 싫을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추천서의 중요성을 무시해버릴수는 없다. 아무래도 우리나라 대학원 입시때처럼 전공 필기시험을 보지 않기 때문에 미국 대학원 입학처에서 지원한 학생의 능력에 대해 나름 객관적인 제 3자의 의견을 볼수 있는 방법이 추천서뿐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실제 원서 접수후 Purdue 대학에 잠시 여행겸 들렀던 적이 있는데 내가 컨택했던 교수님과 만나서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너희 지도교수님께서 정말 추천서를 잘 써주셨고 그렇게 잘 쓴 추천서를 거의 처음 본다"라고 말씀해주시기도 하셨다. 즉 꽤 인상적인 추천서는 실제 컨택에도 매우 지대한 영향을 줄수도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단 미국 대학원 과정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추천서가 3장 필요하다. 석사과정을 마치고 박사과정에 지원할 경우 대학/대학원등 자신이 수업을 들었던 교수님이나 특히 석사 지도교수님의 추천서가 필수이다. 지도교수님의 추천서를 피치못할 사정으로 못받을 경우 물론 다른 교수님께 받을 수 있겠지만 그럴경우 나중에 skype등 화상인터뷰할때 물어볼수도 있다. 충분히 납득할만한 변명거리가 있어야 한다. 


사실 추천서를 작성하는것은 학생이 아니니 (이론적으로..) 어려울것이 없지만 추천서를 부탁드리는것이 참 어려운 일이다. 보통 한 학생이 한곳의 대학원 원서만 쓰는것이 아니라 거의 5~10개, 또는 그이상의 원서를 쓰기 때문에 학교별로 하나씩 써주려면 그것도 꽤 귀찮은 일이기 때문이다. 일단 나의 경우 석사과정때 수업을 들었던 교수님 두 분과 내 지도교수님께 받았다. 학부과정때 수업들었던 교수님께 부탁드릴까도 생각했는데 다행히 석사과정동안 가르쳐 주셨던 교수님들께서 흔쾌히 허락해주셔서 졸업한지 몇년 지난 한양대학교에 계신 교수님께 염치없게 불쑥 찾아가지 않아도 되었다.



유의사항?

추천서를 부탁드릴때에도 유의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먼저 부탁드릴 교수님께 미리 추천서관련 하여 말씀을 드리는것이 좋다. 추천서를 작성하실 시간을 충분히 드리기 위함도 있지만 부탁들 드렸을때 혹시나 너무 바쁘셔서, 혹은 다른 일때문에 추천서작성을 못해주신다고 하면 다른 분께 연락드릴 Plan B를 위해서도 그렇다. 나의 경우 지도교수님 외에 A교수님께는 석사과정 당시 미리 부탁을 드렸었고 B교수님께는 10월쯤에 연락을 드렸다. 사실 B교수님말고 석사학위 심사위원이셨던 C교수님께 먼저 부탁을 드렸지만 C교수님 연구실에서 동시에 4명이 유학지원을 하는 바람에 교수님께서 정중하게 거절하셔서 수업도 들었고 주간 연구실 미팅 및 세미나에서 매주 두어번 이상 뵈었던 B교수님께 연락을 10월에 드리게 되었다. 지도교수님과 A교수님께는 원서접수하는 11월로부터 대략 몇달전인 4~5월부터 유학준비중임을 상기시켜 드리며 추천서에 대해 어느정도 말씀을 드렸고 추천서 작성 허락을 받고 난뒤 10월에 세분 모두 찾아뵙고 인사드리면서 지원하는 학교와 각 학교별 추천서 deadline을 알려드렸다. 


추천서는 크게 두부분으로 나뉘어있다. 


맨 위에는 학생의 능력/성취도에 대한 객관식 (예를들어 나쁨, 다소나쁨, 보통, 좋음, 매우좋음) 문항들이 몇개있고,

그 아래에는 교수님께서 주관식으로 자유형식으로 쓸수있는 칸이 있다. 대부분 자유형식/분량이고 당연히 영어로 작성해야 한다. 


추천서를 보내는 방식은 요즘에는 대부분 (내가 지원했던 10곳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원서접수시 추천인 3분의 인적사항 및 이메일주소를 쓰게 되어있고 접수 완료하는 시점 또는 직접 안내메일발송 버튼을 클릭하는 시점에 (학교별로 다르다. 어떤 학교는 원서접수가 완료되어야만 안내가 가고 어떤학교는 원서접수 중에 학생이 직접 발송버튼을 누를수 있도록 되어있기도 하다) 자동으로 추천인들께 안내메일이 날아가게된다. 추천인 교수님들께서는 그걸 보고 작성하여 바로 이메일 발송 또는 온라인 주소로 접속하여 작성후 접수하시면 된다. 


▼ 이렇게 추천서가 접수되게 되면 대부분의 학교들에서는 "~로부터 추천서를 받았습니다"라는 안내메일을 학생의 이메일로 보내준다. 


보통 추천서는 원서접수 마감일인 12월 초중순 기준으로 조금 늦어도 받아주기 마련이다. 실제 내 추천서를 써주셨던 세분 중 한분께서 하이닉스 부사장님이시라 워낙 바쁘셔서 하루이틀정도 늦게 추천서를 보내주셨지만 다행히 학교측에 문의한 결과 12월 31일이라고 답변이 와서 한시름 놓았던 기억도 있다. 추천서 안내메일이 발송되고 원서접수 마감 일주일전에 아직 추천서를 접수해주시지 않은 교수님들께 정중하게 Reminder mail을 드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추천서 deadline이 꼭 원서접수 deadline과 일치하지는 않으니 불안하다면 미리 입학처에 이메일로 물어보자. 메일 답변이 늦어서 급하면 전화로라도..



들어갈 내용? 초안?

추천서에 들어갈 내용은 물론 교수님께서 직접 100% 작성하신다면 내가 걱정할 일은 아니지만 대부분 학생과의 관계, 학생을 알게된 계기, 학생을 가르치거나 지도하면서 느꼈던 점, 학생의 장점 및 학업성취도/수상경력, 지원하는 학교에 잘 맞을것이니 뽑아달라 뭐 이런 스토리가 들어가게 된다. 구글에서 recommendation letter for graduate school 등으로 검색해보면 예시를 몇개 찾을 수 있으니 참고해보자. 


가끔 바쁘신 관계로 추천서 초안이나 추천서에 들어갈 내용을 간략하게 써달라고 하시는 교수님들이 계실수 있는데 이럴 경우 인터넷에서 추천서 예시를 찾아보거나 자신의 이력서에서 강조하고 싶은 점을 간략하게 정리해서 보내드리면 된다. (다 써오라고 하시면... 다써서 보내드려야겠지..) 결국 추천서를 완성해주시는 것은 추천인이시니 그분들께서도 학생이 자신의 추천서에 꼭 집어넣어 강조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어느정도 고려해 주실 수있다. 하지만 참고 하고 말고는 어디까지나 추천인의 마음!



선물?

추천서를 부탁드리면서 좀 애매한게 손에 뭘 들고 가느냐이다. 하지만 이것도 사실 정답이 없는것 같다. 제자들에게 대가성을 바라시는 교수님들은 거의 없으시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빈손으로 가서 추천서를 10장이나 써달라고 하기에도 참 면목이 없다. 나같은 경우 교수님들을 뵈러 갈때마다 간식거리를 베이커리에서 사서 갔지만 어떤 교수님은 이런 간식거리조차 안받으시기도 하셨다. 따라서 그 교수님의 평소 모습을 안다면 좀 더 잘 준비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정 모르겠다 싶으면 덜 부담스러우실 품목을 준비하는게 좋을듯하다. 


▼ 베이커리에 가보면 화과자나 쿠키 등 커피/차와 같이 먹을 만한 간식거리가 예쁘게 포장되어 1~2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많으니 잘 보고 골라보면 될듯하다. 



나중에 학교를 합격하고 출국하기 전에 보통 추천서를 써주신 교수님들께 인사도 드리고 조금 더 비싼 선물도 하기도 하는데 이왕 선물을 할 예정이라면 교수님들마다 케바케이므로 평소 모습을 참고하여 정말 감사의 뜻을 담아 적당한 선물을 드리는것이 중요할듯하다. 적당하다는것이 가격일수도 있지만 사실 가격보다는 의미있는? 선물이란 뜻이다.... 사실 이게 제일 어려운 표현이긴 하다..ㅠ 선물을 안받으시는 분이라면 자필의 편지라도...!?



결론

갑자기 대뜸 추천서를 부탁드리는 것은 뻘쭘하기도 하고 염치없어 보일수도 있다. 따라서 평소에도 교수님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거나 수업이 끝나고도 질문할것이 있거나 상담받고 싶으면 적극 메일을 드리고 약속잡고 찾아뵙도록 하자. 추천서를 받기위해 인위적인 인맥을 쌓는것이 아니라 한국학생들의 특징인 '질문없이 그냥 듣기만 하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좀더 적극적으로 교수님들과 조교들에게 다가가서 궁금한점을 묻고 조언을 구한다면 어느 분도 귀찮으니 저리 가라는 식의 어이없는 거절을 하실 리가 없기 때문이다. 하다못해 길거리에서 모르는사람이 길을 물어도 최대한 알려주려고 노력하는데 교육자들이신 교수님들께서 학생의 진로상담이나 질문에 차가운 대답을 하시지 않으니 걱정말고 좀 더 가까이 다가가보자! (물론 이메일을 아무리 보내도 답변이 없는 교수님들도 계시긴 하다....ㅠ 워낙 메일을 많이 받으시니 그러리라 생각하고 넘기며 다른 교수님들께 추천서를...부탁드리자)



다음 포스팅에서는 국외 유학생 장학금 신청과 관련된 글을 써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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